2010년 06월 22일
동물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? (1)
가끔 신문을 읽다보면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외국인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. 특히, 한 벌의 외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동물을 죽이는 것은 비극이라며 아예 옷을 훌러덩 벗고 길거리시위를 하는 장면도 보인다. 하지만 이러한 신문 기사들을 볼 때마다 정말 이렇게까지 동물의 권리가 중요한지 갸우뚱거릴 때가 많았다.
어릴 적부터 배운 도덕적 개념들은 대부분 대인관계에 적용되는 것들이다.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. 부모님을 공경해야 한다. 이러한 도덕적 원칙들의 대상은 사람이다. 반대로 사람을 제외한 생물체들이나 무생물체들 그리고 생태계와 같이 개체가 아닌 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덕적 원칙은 쉽게 무시되기 마련이다. 불교에서는 살생을 금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원칙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고, 또 무생물체들은 내 행동을 판단할 수 있는 도덕적 잣대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도덕적인 행동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쉽다.
즉, 인간만이 도덕적 행위자(moral agent)이며 도덕이라는 것 자체는 인간 사이에만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. 하지만 단순히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행위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. 대신 인간이 갖고 있는 특정한 성질 혹은 능력이 서로 도덕적 관계를 맺게 할 수 있는 것이다.
그렇다면 이러한 성질들은 무엇일까?
우선 감각성이 필요하다. 아픈 것을 느끼는 기본적인 감각부터 시작해서 상대방이 처해있는 상황을 보고 동정심을 느낄 수 있는 능력까지. 이러한 감각 없이는 도덕적인 행위를 행하기는커녕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.
또,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. 여기서 이성이란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. 물론 니체가 주장한대로 비이성적인 이유로 도덕적인 가치관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, 그렇다고 이성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.
이밖에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의식 등 여러 가지 성질들이 있다.
하지만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고 할 때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. 이러한 성질이 과연 사람들에게만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. 물론 조개와 같은 동물들은 이성이나 자의식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강아지나 말 등의 고등생물은 인간과 이러한 성질들을 공유하고 있다.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도덕적 행위자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성질들을 갖고 있다면 고등동물들에게도 도덕적 원칙들이 적용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?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문제를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.
# by | 2010/06/22 23:10 | 트랙백 | 덧글(0)



